4년 전 현장 근무 당시 찍어놓은 사진들입니다.

일요일 휴일을 맞아 다소 늦은 아침 식사를 마치고, 숙소 주변 익숙한 동선을 따라 짧은 산책에 나섭니다.

담장 옆을 따라가다보면 귀에 익은 새소리를 들을 수 있고, 벽 군데군데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귀여운 도마뱀들도 만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잠자리, 나비, 딱정벌레들도 심심찮게 눈에 들어오곤합니다.

매주마다 사진기를 들고 산책을 나설 때면 오늘은 또 어떤 친구들을 만나게 될까..라는 기대감을 갖고있습니다.

오늘도 그런 생각들을 하며 길을 걸었는데.. 저 멀리서 필리핀 근로자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휴일을 맞아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네요.

메뉴가 뭘까..궁금해서 보니, 식당에서 구해온 고기튀김 몇 점, 통닭구이하고, 필리핀식 특제소스를 곁들인 구운 생선 2마리

그리고 흰 쌀밥이 전부입니다. 그야말로 조촐한(?) 아침식사입니다.

그래도 식탁주변에서 풍겨나오는 고소한 냄새는 조촐함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침샘을 자극합니다.

옆에서 잠시 앉아 지켜보는 중에 어느덧 시식준비가 되었습니다.

필리핀 친구들이 음식이 담긴 접시를 건네주면서 같이 먹자고합니다.

아침을 이미 먹은 탓에 처음엔 손사래를 쳤지만, 맛이 궁금해서 이내 접시를 건네 받았지요.

겉보기엔 별거없어 보였는데 닭다리살 일부를 뜯어 소스를 찍어 맛을 보니.. 왠걸 감칠맛이 느껴지는게 맛있네요. ㅎㅎ

이 친구들.. 해외에서 오랫동안 근무를 하다보면 다들 요리사가 다된 모양입니다.

 

햇살은 따스했고, 친구들 하나하나 얼굴에 소박한 미소와 웃음들이 번집니다.

그리 대단하지 않아도 될 우리네 삶..

이것도 세상사는 맛이 아닐까요?? 

 

 

 

 

 

 

 

 

 

 

 

 

 

본격적으로 음식 해체작업에 들어갑니다. 역시 음식은 손맛이지...

 

 

머리를 맞대고 식사를 즐기는 모습이 어떤 의식을 치르듯 진지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

 

 

사진을 보니 이 친구들이 그립습니다.. 다들 잘지내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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