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 근무를 했던 Site Accommodation 주변에는 조그마한 연못이 하나 있었습니다.

겉보기엔 작은 연못이었지만 이곳에는 여러 종류의 동식물들이 서로 공생하며 살고있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이 연못은 메기, 쏘가리 외에 여러 열대 어류를 품고 있었고 시시때때로 새, 잠자리, 나비, 메뚜기 그리고 개구리와 두꺼비를 불러 모으는 곳이기도 했지요.

근무를 마치고 저녁무렵이나 주말이 되면 이곳을 꼭 한번 들렀다가곤 했는데,

이유는 연못 안 물고기도 구경하고, 왠지 행운을 가져다줄 것 같은 무지개빛 새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 때문이었습니다.

암튼 이 연못은 나의 메마른 생활속에서 그나마 단비같은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존재였습니다.

하지만, 단 한가지 안 좋은 점이 있었는데, 그것은 해마다 산란철이 되면 두꺼비들이 알을 낳기위해 연못으로 몰려들어 소음을 만들어 낸다는 점이었습니다. 그것도 사람들이 단잠을 잘 새벽 무렵에서 동이 트기전까지 한꺼번에 울어대는 통에 연못 주변의 숙소 거주자들에게 이 소음은 정말 견뎌내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한번은 현장소장님이 밤새 울어대는 두꺼비의 소음을 견디다 못해 경비원들에게 몇푼의 보상을 주면서 두꺼비를 모두 잡아들인 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하루 이틀만 지나면 언제 그랬냐듯이 또다른 놈들이 나타나서 울어댔습니다.

결국 직원들에게 연못의 존폐를 두고 투표를 하는 지경까지 이르렀지요. ^^

투표결과가 어땠냐구요? 다행스럽게도 연못을 존치하자는 의견이 과반수를 넘기는 바람에 연못을 계속 볼수있게 되었습니다. ㅎㅎ

참고로 본인의 숙소도 연못 근처에 있었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사람들에게 두꺼비의 소음보다도 연못이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게 작용했던 모양입니다.

지금도 이 연못이 남아있는지 모르겠지만,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가 보고싶습니다. ^^

 

 

아침 단 잠을 깨우는 소음의 주범 두꺼비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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