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만큼 사랑했던 사람과 모른체 지나가게 되는 날이 오고,

한 때는 비밀을 공유하던 가까운 친구와

전화한통 하지 않는 날이 오고,

또, 한 때는 죽이고 싶을만큼 미웠던 사람과

웃으며 볼 수 있듯이..

시간이 지나면 이것 또한 아무것도 아니다.

변해버린 사람을 탓하지 않고,

떠나버린 사람을 붙잡지 말고,

그냥 그렇게 봄날이 가고 여름이 오듯..

내가 의도적으로 멀리하지 않아도,

스치고 떠날 놈은 자연히 멀어지게되고..

내가 아둥바둥 매달리지 않더라도 내 옆에 남을 놈을

무슨 일이 있더라도 지 알아서 내옆에 남아주느니라.

나를 존중하고 사랑해주고 아껴주지 않는 놈에게

내 시간 내 마음 다 쏟고 상처 받으면서 다시 오지 않을

꽃 같은 20대의 시간을 힘들게 보낼 필요는 없다.

비 바람 불어 흙탕물을 뒤집어 썻다고 꽃이 아니더냐.

다음에 내릴 비가 씻어주느니라.

20대의 겪는 실수들은 누구나 하는거다.

아기가 걸어다니기까지 3000번은 넘어지고야 겨우 걷는 법을 배운다.

넌 3000번을 이미 넘어졌다 일어난 놈이

뭘 별것도 아닌 일에 좌절하나.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것은 너무 일찍 죽음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고,

가장 불행한 것은 너무 늦게 사랑을 깨우치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잘났다고 뻐긴다 해도

결국 하늘 아래에 놓인 건 마찬가지입니다.

높고 높은 하늘에서 보면 다 똑같이 하찮은 생물일 뿐인 것을

아무리 키가 크다 해도 하찮은 나무보다도 크지 않으며

아무리 달리기를 잘한다 해도 하찮은 동물 보다도 느립니다.

나보다 못난 사람을 짓밟고 올라서려 하지 말고,

나보다 잘난 사람을 시기하여 질투하지도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하늘 아래 있는 것은 다 마찬가지니까요.

 

-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상실수업>에서

 

 

남겨진 사람들을 위한 가르침,
'상실'을 배워라!

<인생 수업>의 저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유고작 『상실 수업』. 20세기를 대표하는 정신의학자이자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와 그녀의 제자 데이비드 케슬러가 죽음으로 내몰린 사람들을 인터뷰하여 삶에서 꼭 배워야 할 것들을 정리한 <인생 수업>이 죽음을 맞는 사람들에게 받은 메시지라면, 이 책은 남겨질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이자 가르침이다.

이 책은 죽음 앞의 삶의 열정을 제시한 <인생 수업>과 달리 죽음 뒤의 삶의 열정을 불러일으켜 주고 있다. 호스피스 운동가로 활동한 저자가 만나온 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예로 들어가며, 세상은 감당 못할 만큼 가혹하지 않다고 말하고, 절망 속에서 빨리 빠져나오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느껴지는 감정들을 부인하는 것을 멈추고, 전부 숨김없이 드러내놓으라고 부탁하는 등 정신적인 위로를 아끼지 않고 있다.

저자는 남겨진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들을 '상실(Loss)'이라고 부르고 있다. '상실'과 맞닥뜨리게 된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 된 이유가 자신에게 있는 것처럼 스스로를 탓하게 된다. 그러한 우리에게 저자는 후회할 만큼 후회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상실'이 '모두 끝났다'의 의미가 아니라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의 증거임을 깨닫게 해준다. 왜냐하면 우리의 삶은 잃어가는 반복 속에서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인간의 죽음에 대한 연구에 일생을 바쳐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이 '20세기 100대 사상가' 중 한 명으로 선정한 정신과 의사. 1926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세쌍둥이 중 첫째로 태어났다. 자신과 똑같은 모습의 다른 두 자매를 바라보며 일찍부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시작한 그녀는 '진정한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존재인가?'라는 질문을 평생 놓지 않았다. 스위스 시골에서 자란 엘리자베스는 아버지의 친구가 나무에서 떨어져 죽은 것을 보면서 죽음에 대해 일찍 생각하게 되었다. 공포에 직면하여 죽기 전, 그 남자는 이웃의 아이들을 그의 방으로 불러, 그의 아내와 아이들이 농장을 꾸려 나가는 것을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이 경험은 어린 엘리자베스에게 '큰 자부심이자 기쁨'으로 남았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열아홉의 나이로 자원 봉사 활동에 나선 엘리자베스는 폴란드 마이데넥 유대인 수용소에서 인생을 바칠 소명을 발견한다. 그곳에서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사람들이 지옥 같은 수용소 벽에 수없이 그려 놓은, 환생을 상징하는 나비들을 보고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뜨게 된 것이다.

취리히 대학에서 정신의학을 공부한 그녀는 미국인 의사와 결혼하면서 뉴욕으로 이주한다. 이후 뉴욕, 시카고 등지의 병원에서 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정신과 진료와 상담을 맡는데, 의료진들이 환자의 심박수, 심전도, 폐기능 등에만 관심을 가질 뿐 환자를 한 인간으로 대하지 않는 것에 충격을 받는다. 그녀는 앞장서서 의사와 간호사, 의대생들이 죽음을 앞둔 환자들의 마음속 이야기를 들어주는 세미나를 열고, 세계 최초로 호스피스 운동을 의료계에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죽어가는 이들과의 수많은 대화를 통해 '어떻게 죽느냐'는 문제가 삶을 의미 있게 완성하는 중요한 과제라는 깨달음에 이른다. 그녀가 말기 환자 5백여 명을 인터뷰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 써낸 『죽음과 죽어감On Death and Dying』은 전 세계 25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될 만큼 큰 주목을 받았고, 그녀는 '죽음'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된다. 이후 20여 권의 중요한 저서들을 발표하며 전 세계의 학술세미나와 워크숍들로부터 가장 많은 부름을 받는 정신의학자가 된 그녀는 역사상 가장 많은 학술상을 받은 여성으로 기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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