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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과 진주 - 유용선

맑은 밤하늘이라야 볼 수 있는
어린 벗의 그 작은 별처럼
아주 작고 조용한 마음이다.

비 온 뒤에 나타나는
물방울의 축제, 무지개처럼
아주 곱고 수줍은 마음이다.

그 별 안에서, 그 무지개 위에서
너는 너대로 지금까지
나는 나대로 지금까지
서로 다른 꿈을 꾸며 살아 왔다.

묻고 싶군
사람이 꽃이 될 수 있을까?
나는 연꽃이 되고 싶다.

묻고 싶군
사람이 보석이 될 수 있을까?
너는 진주를 꿈꾼다.

그 향기 안에서, 그 빛깔 위에서
나는 너 없이도 피어나고
너는 나 없이도 빛날 테지만  
어차피 우리는 한 길 위에 있다.

 

 

연꽃의 기도 - 이해인

 

겸손으로 내려앉아

고요히 위로 오르며

피어나게 하소서

 

신령한 물 위에서

문을 닫고

여는 법을 알게 하소서

 

언제라도

자비심 잃지 않고

온 세상을 끌어안는

둥근 빛이 되게 하소서

 

죽음을 넘어서는 신비로

온 우주에 향기를 퍼뜨리는

넓은 빛 고운 빛 되게 하소서

 

이해인[꽃은 흩어지고 그리움은 모이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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